2012년 8월 24일 금요일

오치아이 코치, "용병 필요없다!"고 외친 속뜻




[스포츠월드]“삼성에는 외국인 투수가 필요없습니다.”

오치아이 에이지(43) 삼성 투수코치가 의외의 말을 던졌다. 취재진의 귀를 의심케하는 발언이다. 한국시리즈 제패를 위해 필요불가결한 외국인 선수가 필요없다니? 탈보트와 고든이라는 걸출한 선수도 성에 차지 않는 것일까.

잠시 후 오치아이 코치의 의욕넘친 설명을 듣고서야 고개가 끄덕여졌다. 오치아이 코치의 최종목표는 투수력을 유지하면서 세대교체까지 이루어내는 절대강자로의 연착륙. 이를 위해서 “외국인 선수 없이 가보는 것이 좋다”는 다소 획기적인 생각이다.

24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더그아웃에서 홀로 있던 오치아이 코치에게 “삼성의 투수력이 한국에서 최고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당연하다”고 일말의 망설임없이 웃었다. 이어 그는 “지금 삼성의 마운드는 절정에 올랐다고 본다. 오승환이 최근 좀 맞아나가긴 하지만 여전히 최고의 클로저고, 선발과 중간이 모두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잠시 후 오치아이 코치가 다소 진지하게 말을 이어갔다. 바로 외국인 선수의 무용론이다. 오치아이 코치는 “(최고의 투수력을 유지하기 위해서)이제 슬슬 세대교체를 준비해야한다. 이제 (투수력은)더 올라가지 않고 슬슬 하락세가 될 터고, 이를 메워주는 새로운 선수들을 발굴해야한다”며 “외국인 선수들 대신 새 선수들을 기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사실 외국인 선수 2명이 1군에 자리잡고 있으면 신인선수들로서는 의욕이 떨어지기 십상이다. 오치아이 코치는 이 점을 지적하면서 “기회 확대로 어린 선수들의 의욕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실화되기는 어렵다. 투수놀음이라는 야구에서 제 아무리 삼성이라고 해도 제 몫을 충실히 해주는 천군만마 듀오의 무용론은 힘을 얻기가 힘들다. 이 대목에서 오치아이 코치는 “기존의 투수들로서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생각해볼 일”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삼성의 토종 투수진도 충분히 강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기에 언급할 수 있는 발언이다.

결국 오치아이 코치가 주장하고 싶은 점은 최고의 전력을 갖춘 시점에서 해야할 일은 ‘만족’이 아니라 ‘끊임없는 육성’이라는 것이다. 이 정도면 그의 전력욕심은 무서울 정도다.

잠실=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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