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최용재기자] 2012 런던올림픽에 나설 18명의 태극전사들이 결정됐다. 그 중 윤빛가람(22, 성남)은 없었다.
윤빛가람은 한국 올림픽대표팀이 런던올림픽 본선행을 결정짓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해냈다. 중원에서 경기 조율을 담당하며 홍명보호의 허리를 단단하게 만들었고 공격적인 역할까지 수행하며 골도 넣었다. 그런데 윤빛가람의 런던행은 좌절되고 말았다.
윤빛가람은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요르단과의 2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특히나 1차전에서는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2차전 요르단 원정에서도 풀타임을 소화하며 1-1 무승부라는 결실을 만들어냈다.
2차 예선에서 1승1무로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 오른 홍명보호. 윤빛가람은 이번에도 홍명보호에 합류해 힘을 보탰다. 윤빛가람은 최종예선 1차전 오만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2-0 승리를 이끈 후 5차전 오만전을 제외한 최종예선 6경기 중 5경기에 출전했다.
한국 올림픽대표팀은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3승3무로 조 1위를 차지하며 7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윤빛가람은 홍명보호의 런던행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2차 예선까지 포함하면 한국이 치른 올림픽 예선 총 8경기에서 7경기에 출전했다. 게다가 2차 예선 시작 당시 홍명보호 핵심 멤버였던 구자철이 소속팀 차출 거부로 대표팀에 참가하지 못하게 되자 윤빛가람이 그동안 구자철이 해왔던 역할을 담당하며 중원의 중심을 잡았다.
지난 6월7일 열린 시리아와의 마지막 평가전에서도 윤빛가람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런던행 가능성을 밝혔다. 하지만 결국 윤빛가람은 유럽파의 벽에 막히고 말았다. 구자철이 돌아왔고 기성용이 합류하자 올림픽대표팀에 윤빛가람의 자리는 없었다.
윤빛가람은 그동안 홍명보호를 위해 투지를 불살랐고, 런던행을 위해 모든 것을 던졌지만 결과는 본선 멤버 탈락이라는 좌절로 끝났다. 윤빛가람의 상처와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올림픽에 대한 열정이 그 누구보다 컸던 윤빛가람이었다.
지난달 30일 성남과 강원의 K리그 19라운드가 펼쳐진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윤빛가람을 만날 수 있었다. 17라운드 대전전에서 퇴장을 당해 그라운드에 나설 수 없었던 윤빛가람은 관중석에 앉아 경기를 관람하고 있었다. 윤빛가람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말을 건넸다. 그의 얼굴과 표정에는 올림픽대표팀 탈락의 아픔과 상처가 그대로 베여있었다.
윤빛가람은 "올림픽 최종엔트리 탈락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올림픽대표팀에 안 된 것은 안 된 것이다"며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
마음의 상처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윤빛가람은 "괜찮다"고 짧게 대답했다. 앞으로 어떤 마음가짐과 어떤 자세로 경기에 임할 건지도 시원하게 말하지 못했다. 더 이상 윤빛가람에게 물어볼 수도 들을 수도 없었다. 그 누구보다 깊은 상처를 받은 그였기에 마음의 문을 잠시 닫아놓은 듯했다.
신태용 성남 감독 역시 윤빛가람을 향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신 감독은 "윤빛가람이 가장 안타깝다. 빛가람이 본인이 가장 아쉬울 것이다. 평생 한 번 있을 기회인데 그 기회를 놓쳤다. 아쉬운 부분이다. 오늘 경기 끝나고 따로 불러 이야기를 해볼 생각이다. 말이 별로 없는 선수라 혼자 끙끙 앓고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빛가람은 지금 큰 시련을 겪고 있다. 하지만 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데 사로잡혀 있을 수만은 없다. 지금의 시련을 빨리 극복해내야 한다. 그래야 더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 그는 이제 겨우 22세다. 윤빛가람 앞에는 무궁무진한 기회와 가능성이 기다리고 있다. 이미 지나간 일은 후회하고 자책한다고 해도 절대로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성남을 위해, 성남 팬들을 위해,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또 본인의 미래를 위해, 윤빛가람이 빨리 털고 일어나기를 기대한다.
/성남=최용재기자 indig8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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