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30일 토요일

흔치 않은 배, ‘홍명보 아이들의 홍명보호’



홍명보호는 홍명보의 아이들로 채워진 특별한 배다. 이런 케이스는, 정말 드물다. 이 배가 런던에서 가지고 올 결과물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 김영구 기자\n
[매경닷컴 MK스포츠 임성일 기자] 특정 지도자의 손을 탄 뒤 꾸준히 성장한 특정 선수들을 일컬어 ‘OOO의 아이들’이란 표현을 쓴다. 라이언 긱스와 폴 스콜스, 네빌 형제와 데이비드 베컴 등 어린 재목들을 발굴, 성장시켜 1990년대 중후반 이후 맨체스터Utd. 새로운 황금기를 열었던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퍼기의 아이들’이 대표적이다.

기본적으로 ‘OOO의 아이들’이 성립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1~2년 각별했다고 붙여지기는 힘들다. 게다 여기서의 시간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성장’이라는 것과 함께 해야 한다. 이미 선수로서 입지를 굳힌 선수가 ‘OOO의 아이들’의 대상이 되기란 쉽지 않다. 아직 무르익지 않은 유망주가 누군가의 지도와 신뢰 속에서 재능을 꽃피웠을 때 조건이 성립된다.

클럽이든 대표팀이든 한 지도자가 하나의 팀을 꾸준하게 지도하기 어렵고, 그런 상황 속에서 어린 선수가 성장을 거듭해 팀의 주축이 된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현실이다. 때문에 대한민국 축구계에서 제대로 된 ‘OOO의 아이들’의 예는 흔치 않다. 쓰긴 쓰지만, 어울리지 않을 때도 왕왕 있다. 그래서 ‘홍명보의 아이들’은 특별한 케이스다.

홍명보 감독은 런던올림픽에 참가하는 최종 엔트리 18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지금껏 감독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이 이번 최종명단을 선정하는 시간이었다”면서 “선수를 선발하는 것보다 선수를 제외하는 게 더 힘들었다. 내 살을 도려내는 것 이상의 아픔이었다”고 토로한 바 있다.

어쩔 수 없이 18명만 배에 태워야하는 홍명보 감독의 마음은 아팠을 것이다. 현재 올림픽대표팀의 구성원은 사실상 ‘홍명보의 아이들’이라 불러도 무방할 선수들인 까닭이다. 홍명보 감독은 2009년 U-20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한 이후 지금껏 현재의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왔다. 그 시간 속에서 초짜 지도자 홍명보도, 풋풋했던 선수들도 성장을 같이했다.

홍명보 감독은 청소년대표팀 부임 때부터 줄곧 “지금 이 선수들과 4년 뒤 런던올림픽을 준비하겠다”는 뜻을 공공연하게 밝혀왔다. 당시 이집트 세계대회에서 8강이라는 기대 이상 성과를 거뒀고 201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때도 힘을 합쳐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렇게 동고동락한 시절이 어느덧 햇수로 4년이다. ‘홍명보의 아이들’이라 칭해도 문제없다.

흔히 대표팀을 부를 때 감독의 이름을 따서 배로 표현한다. 히딩크호, 아드보카트호, 허정무호 그리고 지금의 최강희호 같은 식이다. 클럽도 가능하나 대표팀이 더 어울린다. 어쨌든, 아무래도 ‘OOO호’는 다양한 방식으로 성장한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되게 마련이고 때문에 ‘OOO의 아이들’로 채워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홍명보호’는 ‘홍명보의 아이들’로만 승선인원이 채워진 아주 특별한 배다.

런던행 비행기에 오르는 18명은 거의 대부분 홍명보의 아이들이다. 그간 홍명보호에서 잠시 떨어져 지냈던 기성용과 구자철도 A대표팀 차출이 아니었다면 올림픽대표팀에서 빠졌을 리 없던 이들이다. 와일드카드 박주영은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호흡을 맞춘 것을 비롯해 ‘준 아이들’에는 포함된다. 캡틴 홍정호의 부상으로 불가피하게 수비수에서 대상자를 찾았던 김창수와 경험이 중요한 골키퍼에 대한 간절함 때문에 선택한 정성룡 정도를 제외하면, ‘오리지널 홍명보의 아이들’로 구성된 홍명보호다.

이런 배는 흔치가 않다. 청소년대표팀 시절부터 한 지도자가 팀을 맡아 아시안게임과 올림픽까지 나가는 경우는 드물다.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없었다. 언제든 큰 국제대회에 나가는 멤버에게는 역대 최고 혹은 최고에 준하는 호평이 따랐다. 괜스레 기죽일 필요는 없는 까닭이다. 하지만 이번 런던올림픽 대표팀은 좀 다른 차원의 시선이 함께 하고 있다. 이 순수혈통의 배가 런던에서 가지고 올 성과, 일반적인 때와는 보다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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