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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난 별명이 열 두 개야.”
현역 프로야구 사령탑 중 별명이 많기에는 양승호(52) 롯데 감독이 독보적이다. 양감독은 지난 2010년 10월 롯데 감독 자리에 오른 이듬해 팀 성적 부진으로 팬들에게 ‘양승호구’라는 별명을 얻었다. ‘양승호구’로 시작한 양감독의 별명은 끝없이 진화했다. 경기에서 이기는 날이 많아지며 ‘양승호굿’, ‘양승호감’,‘양승호신’,‘양승호쾌’가 됐다. ‘양승호날두’, ‘양승호그와트’ 같은 독특한 별명도 나왔고 친화력이 뛰어난 성격 탓에 ‘양승호형호제’라는 별명도 생겼다. 화난 표정이 중계 화면에 나가면 ‘양승호랑이’, 웃는 모습이 나오면 ‘양승호호호’라는 별명이 순식간에 탄생했다. 양감독은 “난 별명이 열 두 개”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수십 개도 넘는다.
양감독은 이 많은 별명 중 어떤 것을 가장 선호할까? 정답은 ‘양승호구’다. 양감독은 29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하루 이기면 하루 지는 것이 야구다. 양승호구가 차라리 마음이 편하다”라고 말했다. 양감독은 야구인들 사이에서 ‘바늘방석’으로 꼽히는 LG에서 감독대행을 거쳤지만 롯데 감독으로 산다는 것은 차원이 달랐다. 성적이 나쁠 때는 욕설은 기본에 심지어 살해 협박까지 받았다. 이번 시즌 롯데는 승승 장구하며 1위 자리에 올라섰지만 경기에 패하는 날은 영락없이 ‘양승호구’로 돌아갈 것이 뻔하다. 롯데 감독을 계속 맡는 동안에는 양감독의 딸이 보낸 문자처럼 “지면 (호)구, 이기면 (호)굿”이 되는 상황의 무한반복이다.
한편, 양감독은 ‘양승호∼’시리즈 말고 다른 별명도 갖고 있다. 지난 4월 3일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서 한 롯데팬이 유니폼에 마킹해온 양감독의 별명은 ‘왕대갈’이었다. 양감독은 추억의 남자 3인조 그룹 ‘소방차’의 멤버 정원관과 닮은 외모 탓에 얻게 된 ‘소방차’라는 별명도 있다.
잠실=전경우 기자 kwju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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