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 감독 |
학창시절 야구만 했던 삼성 류중일 감독(49)은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부름을 받고 나가 문제를 푸는 일이 드물었다. 비가 와서 야구를 하지 않는 날에는 기록지를 쓰는 법을 배웠다. 수업을 거의 듣지 못하기 때문에 선생님들도 그것을 잘 알고 운동하는 학생에게는 잘 시키지 않는다.
27일 대구 SK전을 앞두고 류 감독은 “중학교 때 하루는 수학 시간에 선생님이 내 이름을 부르더니 칠판에 있는 문제를 풀어보라고 하더라”고 학창시절을 회상했다.
류 감독이 모른다는 것을 잘 알기에 옆자리에 앉은 짝은 선생님 몰래 공책에 푸는 과정과 답을 적어 건넸다. 그걸 들고가긴 했지만 류 감독은 보고도 도저히 문제를 풀 수가 없었다. 수학 기호들이 어려웠기 때문에 ‘푼다’는 개념보다는 보고 ‘그린다’에 가깝게 답을 써내려갔다. 간신히 칠판에 답을 ‘그린’ 후 자리로 돌아왔던 기억을 떠올린 류 감독은 “운동하는 학생인 것을 알면 대부분 그냥 들어가라고 하는데 그 선생님은 다 풀라고 하시더라”며 허허 웃었다.
학력고사를 칠 때는 공부 잘 하는 학생으로 오해받아 ‘커닝’ 요청을 받았다. 경북고 출신 류 감독은 당시 교복에 학교 모자를 쓰고 시험장에 들어갔다. 대구의 손꼽히는 명문고인 경북고 교복을 입고 있으니
옆줄에 앉은 다른 학생이 “답안지를 좀 보여달라”는 부탁을 했다. 류 감독은 “나 공부 못한다. 안 된다”며 강하게 거절했지만, 그 학생은 “거짓말 하지 말라”며 계속 졸랐다.
과연 그 학생은 ‘커닝’에 성공했을까. 그의 미래가 어떻게 됐을지 추측하는 취재진을 바라보던 류 감독은 그냥 ‘허허’ 웃어보일 뿐이었다.
<대구|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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