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농구대표팀 센터 하은주 |
못 뛰는 걸까, 안 뛰는 걸까.
런던올림픽 본선에 도전하는 한국 여자농구가 주축 센터 하은주·강영숙(이상 신한은행)의 부상으로 악전고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못 뛰는 게 아니라 안 뛰는 게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국은 27일 런던올림픽 최종예선 C조 2차전에서 크로아티아에 75-83으로 졌다. 조 2위로 8강에 진출한 한국은 30일 오전 3시15분 D조 1위인 세계랭킹 8위 프랑스와 4강 진출을 다툰다. 프랑스에 이기면 런던행을 확정짓지만 패할 경우 5~8위전으로 밀려 5위까지 주어지는 티켓 전쟁은 더욱 힘들어진다.
센터진이 가장 큰 문제다. 신정자(금호생명)가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한 자리가 아쉽다. 정선화(국민은행)로는 역부족이다. 하은주와 강영숙이라는 든든한 자원이 있지만 둘은 각각 무릎과 발목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하고 있다. 하은주는 예선 2경기에서 아예 나오지 못했고, 강영숙도 2경기 평균 21분밖에 뛰지 못했다. 특히 202㎝의 국내 최장신 센터로 지난 시즌 맹활약했던 하은주가 결장한 공백이 컸다. 대표팀 이호근 감독은 “크로아티아전에서 5~10분 정도 뛰게 하고 싶었지만 본인이 도저히 못 뛸 것 같다고 해서 제외했다”면서 “은주가 조금이라도 뛰어준다면 정말 큰 힘이 될텐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둘은 대표팀 소집 때에도 부상 진단서를 제출해 훈련에도 가장 늦게 합류했다. 팀우승을 일군 이후 충분한 시간이 있었지만 대표팀에 합류해서도 부상을 이유로 제대로 훈련하지 않았고, 결국 올림픽 본선행이 걸린 최종예선에도 정상 출격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두 선수가 정말 못뛸 만큼 아픈건지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농구계 한 관계자는 “여자농구의 존폐가 걸린 올림픽 도전 무대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아파도 참고 뛰고 있는데 다른 배경이 있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유독 신한은행 선수들만 부상을 호소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하은주·강영숙 외에도 이연화도 부상으로 전혀 뛰지 못하고 있다. 신한은행 소속 선수 중에는 가드 최윤아만 정상적으로 뛰고 있다.
다른 농구 관계자는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이 대표감독 선임에서 탈락한 것과 신한은행 선수들이 대표팀에서 부상을 호소하고 있는 게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하은주는 자신의 몸상태에 대해 “어지간하면 참고 뛰고 싶은데, 도저히 그럴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필리핀에서 전지훈련 중인 임달식 감독도 28일 스포츠 경향과 통화에서“은주는 대표팀 합류 전부터 정상적으로 뛰기 어려울 것이라고 협회에 분명히 얘기했다”면서 “그래도 데려간 게 문제다”고 말했다.
두 센터가 못 뛰든, 안 뛰든 이들의 부재로 한국여자농구의 런던행 도전이 위기를 맞은 것은 분명하다. 신세계 해체 이후 침체된 여자농구가 핵심선수의 부상 태업 논란 속에 런던행 티켓마저 놓친다면 헤어나올 수 없는 수렁에 빠질 것은 뻔한 일이다.
<앙카라 | 윤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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